제44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 광주선언,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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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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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 광주선언, 2024
일시 : 2024년 5월 17일 (금) 18:30
장소 : 금남로
[광주선언, 2024 선언문]
오월은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자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입니다. 44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그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채 우리는 또다시 오월을 맞이했습니다.
‘오월 정신 헌법전문 수록’은 멀기만 하고, 오히려 왜곡과 폄훼로 오월을 지우려는 망동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공개되었던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개별 조사 결과보고서는 고통스럽게 전진해 왔던 지난 44년의 시간을 거꾸로 되돌렸습니다. 진실은 고사하고 오히려 더 커다란 역사 왜곡의 빌미가 될 것이 자명한 보고서를 앞에 두고 오월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5․18 진상 규명’이 여전히 우선적 과제이며 역사적 사명임을 다시금 되새깁니다. 우리는 오늘 이곳에 모인 전국의 민주시민들과 함께 5․18 왜곡 세력에 맞서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에 나설 것입니다.
- 임수정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여성)
‘5․18 진상 규명’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말하지 못한 이들’입니다.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활동에서 의미를 찾는다면, 그것은 5․18에서도 잊혀진 성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성폭력 피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불능 결정이 내려진 사례가 있습니다. 성폭력 사건은 피해자의 눈으로 봐야 합니다. 피해자들은 80년 당시 상황을 다시 떠올린다는 것 자체가 끔찍한 고통입니다. 이들에게 진술은 이 고통에 맞서는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을 증거, 목격자, 신빙성 있는 기록들만큼 확실한 증거로 인정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성폭력 피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피해 여성의 목소리를 얼마나 옹호하고 존중해왔는가? 단 한 번이라도 성폭력 피해를 위로하고 그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 힘을 보탠 적이 있는가? 이제 우리가 답해야 할 때입니다.
- 장동원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총괄운영팀장 (유가족)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라는 양대 가치의 투쟁의 역사입니다.
헌법상의 기본가치로 민주주의 그 자체가 삭제된 적은 없지만, 제한된 민주주의는 결국 독재의 장식물이거나, 독재의 다른 이름에 불과했습니다.
한국전쟁 전후의 민간인학살에서부터 제주4․3항쟁, 여수순천10·19항쟁, 4․19혁명과 5․18민중항쟁 등 역대 권위주의 정권하에서의 수많은 죽음,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숨져간 4․16세월호참사, 10․29이태원 참사 등
어느 경우나 사실은 은폐되고 진실을 왜곡되었으며, 국가기관에 의해 저질러진 불법행위에 대해서 어느 하나 제대로 된 진실규명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광주의 아픔을 다른 이들이 안아주었던 것처럼, 이제 이곳 광주에서부터 서로의 시대적 아픔을 위로하고, 모든 역사적 사건의 진실규명에 연대하며 함께 하겠습니다.
- 멕시코 정갑환 (해외 통일)
분단된 이 땅에서 민주주의는 평화와 통일을 지향할 때 온전히 실현될 수 있습니다.
오월 정신은 자주, 민주, 통일의 초석이 되어 분단과 전쟁을 극복하기 위한 겨레의 투쟁 정신으로 되살아나야 합니다.
냉전, 대결이 심화하고 전쟁위기가 격화되며, 역사 정의가 훼손되고 있는 한반도의 현실은 시민들의 행동을 부르고 있습니다. 다시 시민의 힘으로 주권과 평화의 길을 함께 열어갑시다.
- 황혜연 민주노총광주본부 청년국장(노동)
5·18 민중항쟁 정신을 계승한다는 것은 성별·나이·직업·장애의 유무에 상관없이 모두의 노동이 존중받고 존엄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은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도 존중받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노동의 존엄한 가치가 인정받을 수 있도록 44년 전 5월의 그날처럼 광주시민과 함께 싸워나갈 것입니다.
- 이순화 광주장애이나별철폐연대 대표(장애)
장애인도 시민으로서 당연히 ‘사람들이 이용하는 모든 교통수단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안전하고 편안한 조건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하고, 생활전반에서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아야 하며, 최선의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차별없이 물리적,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시설이 아닌 지역에서 건강하게 함께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장애인들의 당연한 권리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와 관심은 2024년 5․18민중항쟁 44주년의 기조인 모두의 오월, 하나되는 오월과 뜻을 함께합니다.
- 이정선 광주광역시교육감 (교육)
민주와 인권을 지켜내고 평화와 나눔의 대동정신으로 정의롭게 빛났던 광주의 오월은 이제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전 세계가 함께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빛나게 되었습니다.
미래세대가 오월을 기억하고, 오월의 가치를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일상 속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공동체를 가꾸어 나가는 광주교육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5·18을 비롯하여,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들이 담고 있는 소중한 뜻을 잊지 않고 지켜나가겠습니다.
- 광주광역시 고등학교학생의회 백정현 의장 (청소년)
자라나는 대한민국의 미래세대로서, 올바른 역사 의식을 가지고 배우고, 기억하겠습니다.
5·18민주화 운동의 숭고한 가치를 실천하며, 세계로 확산시켜 나가 전 세계가 기념하는 그날까지 알려 나가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존엄성을 지키며 살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차별과 폭력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약자들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며 공감과 연대를 실천하겠습니다.
- 박미경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상임행사위원장
1980년 5월, 계엄군의 잔혹한 폭력에 맞서 시민들은 타협하지 않고 저항했으며, 그 결과 민주주의 정신을 지켜냈습니다. 이는 이후 87년 ‘6월 항쟁’으로, 촛불혁명으로 이어지며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민주시민들과 함께 선언합니다.
하나. 오월정신은 ‘불의에 맞서 저항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숭고한 가치’와 함께 ‘주먹밥과 헌혈로 대변되는 나눔과 대동정신’에 있음을 확인합니다.
하나. 오월정신은 눈앞에 놓인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그 불안을 종식하여 평화와 통일을 향해 나갈 우리 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이자 저력임을 선언합니다.
하나. 우리는 반복되고 있는 5·18민중항쟁에 대한 왜곡과 오월 정신 훼손을 묵과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합니다.
‘모두의 오월, 하나 되는 오월’이라는 기치로 올해 제44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광주시민과 오월 광주를 찾아오신 전국의 민주시민 및 국제사회와 머리를 맞대고 서로 연대하여 5·18의 가치가 영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월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시는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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