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들 2기] 제41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 전야제, 5월 뜨거운 금남로 일대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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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 전 금남로 일대의 함성 소리,
민주주의를 향한 그 뜨거운 외침의 구호.
518민중항쟁기념행사 전야제에서
그날의 간절한 염원이
멋진 퍼포먼스로 축제의 장이 펼쳐졌습니다.
첫 열차를 타고 광주에 도착해 추모제에 참석한 뒤
곧바로 전일빌딩으로 이동했더니
5.18민주광장에서 전야제 리허설이 한창이었는데요.
오전 내내 비가 내려 걱정했는데,
점심 즈음에 그쳐 오히려 한껏 상쾌해졌습니다.
전일빌딩 루프탑 전일마루에 올라
광주 시내를 내려다봤습니다.
이 건물 자체로 5.18민중항쟁의 상징이자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던 광주 시민들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41년 전 이 일대에 유일하게 높은 건물이었던 곳에서
내려다보는 광주의 모습은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오후 7시 30분 어스름 저녁이 찾아올 무렵
제41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 전야제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행사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입장 인원을 제한했는데요.
대신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방송하며
비대면으로 전야제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 참석자들은 발열 체크와 출입 명부 작성,
일정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전야제를 즐겼습니다.
올해 518민중항쟁 바로 다음날,
부처님 오신 날이라 5.18민주광장에는
석탑이 설치되어 밝게 비췄는데요.
5.18 추모제에 참석했던 내빈들 역시
5.18민중항쟁기념행사 전야제에 참석했습니다.
1부 | 연대의 장
우리가 우리를 도와야 한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
| 오월풍물단 |
전야제 1부 연대의 장,
미얀마의 봄을 보며 1980년 광주의 봄을 떠올립니다.
광주전남을 비롯 전국연합단 오월풍물단의
길놀이, 깃발놀이, 굿으로
5월 전야제의 문을 열었습니다.
| 잠비나이 |
뒤이어 무대를 꾸민 '잠비나이'는
국악기와 양악기를 혼용한 새로운 음악을 선보였는데요.
민중의 희망이 돌아오길 바라는 염원을 담아
강렬한 사운드의 음악으로 관중을 사로잡았습니다.
| 푸른연극마을 |
518민중항쟁 당시의 시대정신과
인간 성찰의 극을 선보인 '푸른연극마을'.
어린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며,
생명을 잉태한 임산부와 신혼의 달콤함을 뒤로
무분별한 총탄이 쏟아지고 죽음이 밀려듭니다.
41년 전 광주를 닮은 미얀마 사태.
미얀마에도 봄이 오길 바라는 메시지를 담아
그곳에서 날아온 편지를 읊으며 울먹이는
아이의 목소리에 울컥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좀처럼 외면할 수 없는 외면해서는 안될
미얀마 사태에 함께 해야 할 때,
메시지 하나 하나가 가슴에 콕콕 박혔습니다.
2부 | 항쟁의 장
우리를 잊지 말아 주세요
5월 기억투쟁의 상징, 전야제
| 정밀아 |
전야제 2부에서는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역사를 상기시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그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정밀아'는
앞서 선보인 강렬한 사운드와 달리
조곤조곤 읊조리는 차분한 노랫말로
잊히지 않는 사람들을 노래했습니다.
| 신명 |
옳은 소리를 내야 할 때 주저하지 않고
거리로 나섰던 광주 시민들.
그 뜨거운 열기가 다시 5.18민주광장에 재현됐습니다.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가 싶더니
이내 고막을 찢는 듯한 총성 소리에 심장이 쿵.
열정적인 퍼포먼스에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모두가 숨죽인 채
41년 전 금남로 일대로 돌아간 듯했습니다.
| 광주노동자노래패연합 |
좀처럼 지루할 틈 없는 공연의 향연.
일터에서는 당당한 노동자로,
투쟁현장과 공연장에서는 멋진 음악가로 변신하는
광주노동자노래패연합의 노래에는
투박하지만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3부 | 계승의 장
우리는 함께 살아갑니다
2021. 다시 광장에 서서
| 솔가 + 41th 합창단 |
제41회 518민중항쟁 전야제의 마지막 순서인
3부의 막을 연 솔가 + 41th 합창단.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가치를 담아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솔가와
이주민합창단 '뚝딱'과 노동자, 농민,
세월호상주모임, 성소수자지지모임 등이 모여
차별 없는 세상을 노래했습니다.
속삭이듯 너무도 사랑스러운 노랫말,
아이들의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눈물이 울컥 차오르는 것 같습니다.
| 제리케이 + 탐쓴 |
이번 전야제는 정말 다채로운 공연과 퍼포먼스로
무대를 꽉 채웠는데요.
공연장, 집회현장, 온라인 공간 등 사회적 발언을 내는
한국의 흔치 않는 랩 아티스트 '제리케이'와
사람들에 대한, 그리고 현실 속의 장면들을
그만의 방식으로 담아내는 래퍼 '탐쓴'이 꾸민 무대는
굉장히 힙하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 밴드 등걸 |
하루 종일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듯한
울렁이는 감정을 꾹꾹 누르고 있었는데,
밴드 등걸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이 터졌습니다.
이 땅의 생명과 평화의 소중함을 노래하는
그들의 서정적인 노랫말과 멜로디는
518민중항쟁 전야제를 통틀어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마지막 열차 시간 때문에
'레미제라블'과 '이디오테잎'의 무대는 유튜브를 통해
관람하며 이동했는데요.
3시간 남짓 한 시간 동안 그날의 금남로 일대를
뛰어다니듯 숨 가쁘게 즐겼습니다.
뜨거웠고 또 뜨거웠던 2021년의 5월,
1980년 광주에 봄이 왔듯이
미얀마에도 곧 봄이 올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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