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시민 행진, 오월 그날 Who 큰 인형 만들기 참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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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 운동 당시 희생된 열사분들의 인형을 만들어 40년 전 그날의 사람(인형) 들과 지금의 사람들이 함께 걷는 금남로 오월 시민 행진을 5월 16일 토 오후 2시부터 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신창동에서 직접 인형을 만들고 계신 시민들과 작가분들을 만나 뵙고 왔는데요 많은 분들이 주말 아침 일찍부터 나와 인형 만들기에 참여해 주시고 계셨습니다 그날의 사람들... 지금의 사람들... 이 함께 공존하고 있었던 오늘, 오월 금남로 행진을 준비하는 생생한 현장 지금부터 소개해드릴게요
우리 동네 오월 역사를 주제로 신창동 진흥고를 졸업한 이한열 열사와 박종철 열사의 인형을 만들고 있었는데요 신창마을 교육연구소 "아빠 클럽"의 주도적인 참여로 한창 인형 만들기가 한창이었어요 아직은 만들기가 진행 중이었고 많은 분들이 손 보태고 있었던 큰 인형 만들기는 오월어머니+청년들의 그날 WHO, 시민들이 만나는 그날 WHO, 작가들이 만나는 그날 WHO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큰 인형을 40에서 45개 사이로 만들고 있다고 하는데요 작가팀이 22개, 대안학교 레미에서 인형탈 8개와 5,18어머님들이 그때 당시 희생되었던 가족들의 인형들을 해밀, 플라리스 청년들과 함께 매월 목요일마다 모여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신창마을 교육 공동체 "아빠 클럽" 팀에서 큰 인형탈 6개와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저마다 어찌나 분주하게 움직이시는지~ 오늘 하루 만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전부터 시간을 쪼개 모여 조금씩 조금씩 붙이고 말리는 작업을 반복하여 인형들을 만들고 있더라고요 일반인인 제가 보기에도 쉽지 않은 작업으로 보였는데요 너무 열심히 만들고 계셔서 혹시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다행히 사진 촬영해 너무나 친절하게 협조해 주셔서 감사했답니다.
큰 인형에 들어가는 손도 이렇게 수작업으로 신문지와 소포지를 번갈아 가며 붙이더라고요 말리고 굳히고 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하나 만드는 시간이 꽤 걸리는 건 당연해 보였습니다.
신창마을 교육 공동체 "아빠 클럽" 그날 who 작업은 아빠와 자녀들이 함께 하는 모습인데요 주말 아침 늦잠 자기에도 부족한 시간일 텐데 이렇게 따라와서 함께 인형을 만드는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저마다 아빠와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꼼냥꼼냥 만드는 지금 이 시간이 아이들에게도 오랜 시간 기억으로 남아있을 것 같아요
인형을 만들려면 신문, 소포지, 신문, 소포지 6겹을 붙여야만 완성이 된다고 하는데요 6겹 붙이는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아 보였습니다. 가족을 잃고 지낸 슬픔이 겹겹이 쌓여 있는 것처럼 인형 탈을 만드는 작업 역시 쌓이고 쌓여야 비로소 완성이 되는 거겠지요
이한열 열사의 벗겨진 운동화도 보였는데요 위의 사진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해요 왜 혼자 울컥해지는지 모르겠라고요 22살의 젊은 나이의 연세대에 재학 중이었던 꿈 많은 청년이었을 텐데 .... 민주화를 부르짖다 무장한 전경들에게 너무나 일찍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518기념식 계엄군에 아버지 잃은 518둥이 이야기도 혹시 아실지 모르겠어요 전남 완도에서 직장을 다녔던 아버지는 1980년 5월 18일에 태어난 딸을 보려고 광주를 찾아왔다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는데요 소중한 딸을 얻었다는 기쁨도 잠시, 아버지는 주택가까지 날아든 계엄군 총탄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고자 솜 이불을 꺼내 창문을 가리던 중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고 해요 조소를 전공한 딸은 "아버지 상(象)을 몇 번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눈물이 나와 안됐다"라는 기사를 접한 김향순님이 우리가 함께 만들면 어떨까?라고 하셨데요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를 잃었던 사연을 듣고 저도 울었었는데요 오늘처럼 함께 인형을 만들며 돌아가신 아버지를 기억한 귀한 시간이 되었을 것 같아요
전두환 독재 정치에 맞섰던 이한열 열사와 박종철 열사의 인형들도 점점 속도가 붙더라고요 인형 안과 얼굴에 색을 입히기 시작합니다
민주화를 부르짖었던,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요 '우리 자식 죽인 인간들은 죽어서 어디로 가는지 궁금하다'라는 어머니를 보며 하루빨리 진실규명과 처벌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오늘 5.18 열사들의 인형 만들기에 참여하며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성큼 다가온 2020년 40주년 5.18 민주화운동 행사를 전과는 다른 의미로 기다려지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처럼 뜻깊은 큰 인형 만들기에 동참해 주신 많은 분들의 수고로움도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시민참여 프로그램에 가족과 함께 하고 싶어요!
다음 주에 한 번 더 모여서 큰 인형을 완성한다는데요 인형에 나무판을 대고 대나무로 몸을 만들고 옷을 만들어 입히면 끝! 작가님 사진으로나마 완성된 사진을 구경 할 수 있었습니다 오월어머니와 작가, 시민들의 참여로 완성된 인형은 오월 그날 후 그날 WHO’를 주제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꼭두 인형과 거리행진’을 선보일 텐데요 오늘 인형 만들기는 40년 전에 희생되었던 그분들을 기억하는 의미를 가짐과 동시에 5.18을 아는 세대와 5.18을 모르는 자녀들이 함께 인형을 만들면서 5.18이라는 것을 서로 알아가는 귀한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날의 사람들과 지금의 사람들이 함께 걷는 오월의 그날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그날
아빠였고 엄마였고 딸이었고 아들이었고
동생이었고 이모였고 삼촌이었던 평범한 시민들...
차별과 불의에 저항하고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도 이웃의 아픔을
용기와 나눔으로 보여준 공동체 정신
코로나19에도 사재기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 나눠쓰는 시민들
그날의 사람들...
지금의 사람들...
그날 who
-추현경 작가님 페이스북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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