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예술행사
오월마당극 언젠가 봄날에
& 518전시 <안녕하세요 80학번 000입니다>
안녕하세요? 뚱린이에요 ٩(๑❛ᴗ❛๑)۶
지난주 또다시 광주로 향했습니다.
제42주년 5.18 민중항쟁은 지나갔지만
아직 광주엔 오월을 기리는 행사가 많아요
이번엔 많은 오월예술행사 중 518연극과
전시를 안내드리도록 할게요!
2022. 5. 20(금) 17시 30분/ 5.18민주광장
먼저 안내 드릴 518연극은 지난 금요일,
5.18민주광장에서 진행되었던 놀이패 신명의
오월마당극 <언젠가 봄날에> 예요.
제42주년 기념행사로 준비된
2022 오월퍼포먼스 및 마당극 공연 중
가장 마지막 공연이었네요.
좋은 자리에서 518연극을 보고 싶은 마음에
여유롭게 도착해서 제일 앞자리 착석!
처음엔 자리가 여유로웠지만 나중엔
지나가던 시민들의 발걸음을 세울 정도로
극의 인기는 상당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사실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중간에 눈물 뚝뚝 흘리면서 울기도 하고
실컷 같이 웃고 몰입하며 재밌게 봤던 공연이고요.
이야기는 굿판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늙은 무당인 박조금은 언제나 굿판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에 은행나무를 찾아요
과거 이 은행나무 아래에서 한 약속이 있었거든요
과거와 현재,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내용의 구성으로
80년 5월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 당시의
행방 불명자와 그 가족의 슬픔과 아픔을 담아낸
이 공연은 창작탈굿, 소리, 춤 등으로
그날의 이야기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에요.
다들 아시겠지만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시체도 찾지 못한 행방불명자들이 꽤나 많잖아요.
극에서는 저승사자를 피해 42년 동안
저승에 가지 못하고 이승을 헤매는
암매장 당한 시민군, 백구두, 여학생이 등장하죠
극의 분위기를 좌우했던 박조금!
5.18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는 마당극이었지만
그녀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뛰어난 연기는
소재의 경중을 잊고 이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들죠
그리고 눈치 빠르신 분들은 예상하셨겠지만
이승을 떠도는 시민군인 호석이 바로 그의 아들.
은행나무에서의 약속은 아들과의 약속이었던...
40년 넘게 저승사자를 피해 이승을 방황하던 3명은
결국 저승사자와 만나게 되고
이미 많은 이들이 5.18의 기억을 지웠다며
저승으로 향하자는 말을 믿지 못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현재로 오는데...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화면 전환,
80년 그날을 장식했던 시민군의 모습을 보며
그리고, 시민군이었던 호석의 과거 이야기를
들으면서 늘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을
자연스럽게 다시 해보게 되더라고요.
"1980년 5월 27일 그날,
개인적으로 뚱린이가 펑펑 울었던 부분은
바로 이 여학생의 사연...
40년이 훌쩍 지났지만 딸이 혹시나 돌아올까 봐
이사도 가지 않고 그 집을 지키며
딸을 기다리는 어머니... 가족사진을 찍으며
여학생의 사진을 들고 찍는 모습에,
엄마의 무릎에 기대는 딸의 모습에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이 주르륵~????
호석 역시 박조금과 은행나무 아래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이유와
오랜 세월 이승에서 방황한 이야기를 하는데...
아들의 고백에 미어지는 마음으로
그를 위로하고 이승으로 보내는데...
남편을 잃으면 과부, 아내를 잃으면 홀아비,
부모를 잃으면 고아라고 부르지만
자식을 잃은 자는 칭할 말이 없다고 하죠
자식을 먼저 보낸 그 아픔이 오죽했을까요?
극 중간중간의 유쾌하고 재밌는 모습과 달리
아들 잃은 어머니의 모습에 또 제대로 이입해
연기한 배우님 덕에 마음이 찡- 하더라고요.
이 작품은 5.18 민중항쟁 30주년을 기념으로
2010년 초연 이후 전국에서
150회 이상 공연되었다고 해요.
이런 공연을 정말 무료로 봐도 되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퀄리티도 있고 전달하려는 메시지도
확실해서 만족스러웠던 518연극 이었어요.
혹시라도 다음 기회에라도
놀이패 신명의 <언젠가 봄날에>라는
마당극을 볼 기회가 생기신다면 진심으로 강추!
무겁기만 할 수 있는 역사의 한 면을
연극을 통해서 재밌고 임팩트 있게 풀어주셔서
감사하고 또 뿌듯했던 공연이었네요????
오월미술제 특별전
안녕하세요 80학번 000입니다
2022. 5. 17(화)~5. 29(일)/ 양림미술관
다음으로 안내 드릴 오월예술행사는 바로
양림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518전시
<안녕하세요 80학번 000입니다> 랍니다.
이 전시는 광주에서 활동하는 청년 작가들이 기획한
'MZ세대 청년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오월'을
회화, 미디어아트, 태피스트리(tapestry)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하여 관객들이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재현한 건데요,
작가들만의 특색 있는 작업장식으로
각자의 시선을 잘 담아냈더라고요.
전시는 1섹션 '오월의 오감(五月의 五感)'과
2섹션 '위 플레이(We play)'로 구성되어 있어요.
오월의 오감(五月의 五感)
▲날실 소리, 씨실 사람/ 윤연우
'오월의 오감'은 4가지의 주요 사건과 장소를
타임라인 형식으로 아카이빙해
5월을 겪지 않은 이들에게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MZ 세대가 5.18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해요
전시 작품 중간중간에 이렇게 QR코드가 있어
카메라 찍어보면 그 당시의 영상들과 설명을
볼 수 있어 5.18을 이해하기에도 좋고요.
▲ 좌: Pottery face(하승완)/ 우: Jade Butcher(하승완)
▲ 좌: 거꾸로 피는 꽃(노여운)/ 우: Dig 1,2,3,4(김은경)
전시의 흐름 순으로 윤연우, 하승완,
노여운, 김은경 작가의 작품들이 나오는데요
5.18민주화운동의 시작, 집단발포와 시민군 조직,
대동정신과 연대정신, 80년도 당시의
모습부터 오늘까지 전개 등을 담아내며
우리가 과거로부터 받은 영향과
잊으면 안 될 5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 미술관에서 나눠주는 브로슈어와
각 작품 옆에작품 설명은 자세히 나오니
포스팅에서 따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위 플레이(We play)
지하에서는 2섹션인 '위 플레이' 전시가 진행 중!
우리 세대가 기억하고 이어나가야 하는
5월 정신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짚어보고
오늘날 우리가 계승해나갈
새로운 민주적인 행적과 발자취를 기록 중!
입구 쪽에 걸려있던 흰 천에는
'오늘, 당신의 오월은?' 이라는 글귀와 함께
5월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남기게 했는데...
자연스럽게 눈에 먼저 들어왔던
그림 덕분에 마음이 아리더라고요;ㅁ;
▲ 오월(悟月) / 백지유& 안다민
그리고 제1섹션과 달리 이 공간은
설치 회화부터 조각, 미디어 작품 등으로
그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어요.
▲ 말과 몸 / 이뿌리
이렇게 직접 휴대폰 플래시라이트를 켜고
빔프로젝터 앞에서 흔들어 작품에
함께(!) 하기도 하고요^^
▲ 순서대로 갈증, 염증, 애증, 통증/ 나지수
▲화분만 있어도 돼/ 김유나
관객들이 QR코드를 찍어 5.18유족들의
삶을 담은 인터뷰 영상을 볼 수도 있다고 해요
영상세대인 MZ 세대만의 기록 방식을 엿보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5월 정신을 이야기하고
계승하며 실천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
작품을 보고 나오는 길에
방문객들이 남긴 메모들을 하나씩 보면서
다시 한번 오월 광주정신을 되새겼네요.
전시회 자체가 그렇게 작품이 많은 건 아니라
가볍게 둘러보기 좋으니 이번 주말,
양림동에서 518전시 살펴보는 거 어떨까요?
~5월 29일(일)까지라 서두르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