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주년 518 민중항쟁 부활제
안녕하세요. 올해도 열심히 광주를 오가는 중인 꼼꼬미냥입니다.
지난 5월 27일 제42주년 518 민중항쟁 부활제에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부활제"
1980년 5월 18일을 시작으로 27일까지 10일간의 항쟁이 있었습니다.
그 마지막날 27일에 끝까지 옛 전남도청 본관에서 계엄군과의 항쟁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희생 당했죠.
10일간의 기간은 물론, 27일의 최후의 항쟁을 벌이다 희생되신 오월 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한 자리예요.
전일빌딩의 꼭대기 전일마루에 올라오니 옛전남도청과 민주광장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1980년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해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던 바로 그 5.18 민주광장입니다.
오늘 이 곳에서 제42주년 518 민중항쟁의 부활제가 열립니다.
일찍 방문해서 오늘의 현장을 확인해 보았는데, 오늘의 부활제 준비가 한창이네요.
이제 슬슬 오늘 만장기 행렬의 시작점인 금남공원으로 이동해 보려 합니다.
한 쪽에 정말 많은 경찰분들이 대기하고 계셔서 살짝 놀랐어요.
저는 금남로를 걸어 이동한다고 듣기만 해서 막연히 길을 막으시려나 했는데, 그것은 아니더라고요.
오늘은 상여없이 만장기 행렬 행진으로 간소화하여 진행한다고 하시는데요.
경찰분들의 도움으로 안전한 폴리스라인을 형성한 덕에 안전하게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어요.
만장기를 들고 행진하시는 분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합니다.
상여소리와 함께 천천히 조금씩 518민주광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5.18은 현재도 진행중인 살아 있는 역사이다
오월의 정신이 우리 국민을 단결하게 하고 위기와 도전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오월진실의 힘으로 시대의 빛으로
1980년 오월 민주주의를 위해 마지막까지 목숨으로 도청을 사수하다 산화화신 오월영령들이여 부활하소서!
등의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오월 영령들을 기리는 걸음을 옮겼습니다.
어느새 시계는 저녁 6시가 다 되어 가고 있군요.
이 민주광장에 있는 시계탑은 매일 5시 18분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옵니다. 저희가 행진을 하는 동안 이미 끝났겠군요.
오월정신, 민주의 꽃으로 피어나라!
518민주광장에 있는 분수대를 지나 오늘의 부활제가 열리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는 중입니다.
부활제의 무대에서는 이미 국근섭 씻김굿이 진행 중입니다.
씻김굿을 처음보아서 생소하긴 했지만, 우리나라에 이런 굿이 있다는 것을 알아서 감사했어요.
무대의 왼쪽의 5,18민중항쟁 알림탑 앞에 제사상이 차려졌습니다.
만장기를 들고 계신 분들이 양 옆으로 줄을 서시고, 많은 분들이 준비하는 것을 지켜 보고 계셨습니다.
제사상이 준비된 후에 오월 영령들에게 올리는 제례를 이어갈 수 있었는데요. 정제계 인사들과 관련 내빈들까지 한 분 한 분 나오셔서 절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헌화 역시 진행되었습니다. 오늘 만장기행렬을 이끄신 분들도 꽃을 올려 놓으며 영령들을 위한 기도를 올리셨습니다.
제사가 끝난 후 오늘의 부활제가 시작되었습니다.
구도청 본관의 국기를 향한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애국가를 제창과 묵념이 이어졌어요.
오늘 행사는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주최,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주관, 그리고 국가보훈처의 후원으로 이루어졌어요.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의 임종수 회장,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황일봉 회장, 제42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 정동년 상임위원장, 광주광역시 교육청 장휘국 교육감, 더불어 민주당 이용빈국회의원, 광주지방보훈청 임종배청장, 옛전남도청추진위원회 임성환추진단장, 광주광역시장 후보 주기환후보, 광주광역시 교윤감 후보 이정선 후보 등의 내외빈이 자리를 빛내 주었어요.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의 임종수회장의 기념사를 시작으로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황일봉 회장의 추모사, 제42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 정동년 상임위원장의 추모사가 이어졌어요.
더불어민주당의 이용빈 국회의원, 광주광역시 교육청의 장휘국 교육감, 광주지방보훈청의 임종배청장의 추모사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김성대 시인의 "오월이 오면"이라는 추모시 낭송이 있었습니다.
오월이오면
- 김성대
오월이오면 기억의 저편에 서서
독재에서 민주를 피눈물로 외쳤던 그날이 42년이 되었습니다.
금남로에서 충장로에서 5.18민주화운동을 하시다가
말없이 떠나갔던 네가 생각이 나면
두 눈에서 자꾸 눈물이 난다.
먼 산을 보다가 자꾸 떠오르는 너의 얼굴
어김없이 하루가 지나가면
깊은 밤에 외로움이 몰려오면
함께 지내왔던 민주화 운동이
밤새 우는 오월 광주의 가로등 불빛은
외로워 깜빡이다 꽃 같은 인생에
자유로운 영혼으로 횃불을 남기고
그대는 그대는 떠났는가
5월의 꽃은 하나하나 떨어졌어도
민주의 꽃으로 영원히 부활하시어
진실이 밝혀지는 새 날이 올 때까지
5월 영령들이시어! 부활 하소서 부활 하소서!
아 아 세월은 하루씩 마음을 추스르며
두려움 없이 살아가겠냐고 묻고 있더라
남아있는 산자들도 민주주의는
평온한 여행이 아님을
또다시
우리에게 스스로 묻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등대가 되어주신
5월 영령들이시어 고이 영면하소서
이후 이용빈국회의원이 자랑스러운 5.18광주인사에 선정되어 감사패를 받았는데요.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의 임종수 회장,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황일봉 회장, 제42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 정동년 상임위원장이 함께 감사패를 전달하였습니다.
이용빈 국회의원은 5.18 민주유공자를 국가유공자로 포함하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여 5.18 민주유공자들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는 초석을 마련했다고 해요.
그리하여 "자랑스러운 광주5.18인사상"을 증정한 것이죠.
감사패 증정을 끝으로 제42주년 518 민주화 항쟁 기념 부활제 기념식은 끝이 났고, 추모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씻김굿을 하셨던 국근섭님이 "꽃아꽃아"라는 노래에 맞춰 감성무를 보여 주셨어요. 이는 부활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꽃아, 꽃아 다시 피어라~"라는 가사와 춤이 잊히지 않네요.
다음은 놀이패 만월의 모듬북과 난타 국악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님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하얀 깃발을 흔들고, 뒤에서는 북을 두드리는 공연이었어요. 역시 오월영령들의 부활을 기리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오니까 식사를 하던 분들도,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분들도 모두 무대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함께 부르시더라고요.
부활제 기념식이 끝날 무렵 무대의 왼편에는 자리가 순식간에 깔렸습니다. 대동한마당 나눔행사로 삼삼오오 자리에 앉아 주최측에서 준비한 음식을 나누었어요.
이렇게 자리를 하니 시골에 제사갔을 때가 떠오르더군요.
5.18민주광장에 이렇게 자리하고 있는 것도 참으로 새로웠어요.

1980년 당시에는 주먹밥을 나누었잖아요. 오늘도 주먹밥이 나왔고, 보쌈과 홍어회무침, 그리고 김치가 나왔습니다.
평소의 주먹밥은 찰밥으로만 준비하시는데, 오늘은 양념이 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저희 오월홍보단 오월이들도 함께 모여 주최측이 준비해 주신 음식으로 허기짐을 맛있게 채웠습니다.
기념품도 한 개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 소중하게 들고 왔답니다.
마지막은 정용주 가수가 광주출정가와 님을 위한 행진곡 등 민중가요를 부르며 오늘의 부활제는 모두 끝이 났습니다.
저희의 행사가 끝나고 잠시 분수대도 찍어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분수대의 물이 올라가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부디.. 오월 영령들이 영면에 드시길 빌어 봅니다.
또한 5.18의 완전한 진상규명과 헌법전문수록 역시 꼭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