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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아픈 역사를 다룬 영화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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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3-26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14,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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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아픈 역사를 다룬

영화 6편

글 | 사진 세상탐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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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40년이 흘렀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을 만큼 한국 근대사에 가장 큰 사건으로 꼽히는데요. 그를 입 증하듯 수많은 영화와 소설 등의 작품으로도 당시의 참혹함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의 또 다른 아픈 역사,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를 소개해 보려 합니다.

이번 글을 준비하며, 적어도 소개를 하기에 앞서 직접 보고 그 느낀 바를 써야겠다는 생각에 작품을 하나씩 찾아봤는데요. 영화가 개봉됐을 당시 미성년자라 보지 못했던 작품도 있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봤던 영화도 있더군요. 생각보다 더 많은 영화가 있었고, 그 많은 영화들을 다 소개면 좋았겠지만 그러기엔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눈에 익숙한 배우분들이 나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작품들로 먼저 작성해보려 합니다. 영화 나열은 개봉 순이 아닌, 영화 속 배경의 시대 순이라는 점과 영화 포스터와 스틸컷의 출처는 네이버 영화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택시운전사 _ 독일기자의 경험담을 모티브로 한 영화

2017.08.02.| 드라마, 가족 | 137분 | 15세 관람가 | 감독 장훈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경험담을 모티브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는 2017년 8월 개봉한 5.18 민주화운동 당시 상황을 다룬 영화입니다. 개봉 당시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그와 관련된 다큐 등도 대거 TV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는데요. 간략한 영화 소개를 보면,

택시운전사 만섭은 평범한 운전기사로 밀린 월세를 갚을 수 있는 거금 10만원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길을 나섭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광주 상황을 몰랐던 그는, 눈앞에 펼쳐지는 상황에 놀라고 맙니다. 그동안 개봉했던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들과 달랐던 건, 사건을 파헤치기보다는 외부인의 시선으로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진다는 점입니다.

 
 

그들도 누군가의 아들이고, 아버지고, 딸과 어머니였습니다. 저녁에는 모두가 모여 앉아 뜨끈한 뚝배기에 온정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평범한 삶을 꿈꿨고, 누구도 앞으로 일어날 참극을 알지 못했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저는 이 식사 장면이 내내 기억에 남더라고요.

 

그리고 또 하나 택시운전사를 보고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만섭이 광주로 가기 위해 검문소를 지날 때 군인을 만납니다. 비포장 검문소 중사 역을 맡은 엄태구 씨가 이 영화의 신스틸러라 불리는데요. 아주 잠깐 나온 장면이었지만, 깊은 인상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광주로 오가는 차를 차단하라는 명령에 모든 차의 검문을 하는 검문소 군인들. 만섭의 택시도 검문을 피할 수 없었는데요. 알면서도 눈 감아 보내주는 검문소 중사를 보며, 그 당시 군인들의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등장인물들의 상황을 다 각도로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는 말합니다. 단순히 누군가의 일이 아니라고, 우리의 일 일 수도 있다고 말이죠.

화려한 휴가

2007.07.25.| 드라마 | 125분 | 12세 관람가 | 감독 김지훈

 
 
 

영화 제목인 '화려한 휴가'는 당시 계엄군의 비공식적인 작전명이라 추정하고 있습니다. 택시운전사가 5.18 민주화운동을 그래도 잔잔하게 그려냈다면, 화려한 휴가는 그때 그 상황을 참혹하게 그려냅니다. 이 영화 역시 2007년 개봉 당시 영화관에 가서 봤던 기억이 나는데요. 광주에 사는 택시기사 민우는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동생 진우를 끔찍이 아끼며 서로 의지합니다. 그런 진우는 같은 성당에 다니는 간호사 신애를 짝사랑하며, 잔잔한 모습을 그려내는데요.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에 들이닥친 악몽 같은 날들. 총, 칼로 무장한 공수부대의 잔혹한 진압으로 무고한 시민들이 폭행을 당하고 죽임을 당합니다. 눈앞에서 사랑하는 이들이 스러져가는 처참한 모습이 영화 속에 그려집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비상계엄 조치로 인해 투입된 공수부대의 잔혹한 진압에 스러져간 광주 시민들로 5.18 민주화운동을 되돌아보자는 취지로 기획됩니다. 시민군은 왜 총을 들어야 했는가?를 가장 덤덤히 보여줍니다. 내 가족이 이유도 없이 처참히 스러져 가는 걸 어느 누가 지켜만 보고 있을까요? 그들이 어떤 심정으로 맞설 수밖에 없었는지를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꽃잎 _ 최윤 원작 소설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

1996.04.05.| 드라마 | 101분 | 청소년 관람불가 | 감독 장선우

 
 
 

이정현의 데뷔작으로 유명한 영화 꽃잎은 5.18과 관련된 영화 중 가장 아프고 슬픈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날의 5월, 직접적인 피해자이자 목격자인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가 개봉할 당시 11살이었던 저는 청소년 관람불가인 이 영화를 볼 수 없었습니다. 그만큼 참혹하고 충격적인 영화라고는 이야기하는 이도 있습니다. 계엄군에 의해 어머니를 잃고 살아남은 소녀는 그 충격으로 미쳐버리고 맙니다. 어쩌면 그래야만 살아갈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너무나도 평범했던 모녀의 불행을 통해 당시 5.18 민주화운동의 참혹함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실제 80년대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영화가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숨죽이고 볼 수밖에 없는 처참한 당시 광주의 모습을 '소녀'를 통해 만나보길 바랍니다.

오래된 정원

2007.01.04.| 드라마, 멜로 | 112분 | 12세 관람가 | 감독 임상수

 
 
 
 

우리는 이 영화 '오래된 정원'에서 눈여겨볼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영화 장르에 멜로가 표기되어 있다는 점인데요. 다른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들이 드라마 혹은 액션인 것에 반해 멜로라? 아픈 시대 그 속에서 피어난 사랑을 잔잔히 담고 있습니다. 영화 포스터에서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으셨나요? 무장한 군인들에 반해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현우와 윤희.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유추해 보게 됩니다.

80년대 군부독재에 반대하다가 도피생활을 하던 현우는 그를 숨겨줄 사람으로 그녀 윤희를 소개받습니다. 당차고 씩씩한 그녀와 현우의 생활은 마치 딴 세상에 온 듯 평화로웠습니다. 잔잔했던 그 생활은 동료들이 모두 붙잡혔다는 소식에 현우가 서울로 떠나며 끝이 납니다. 그렇게 17년이 흐르고 윤희의 흔적을 찾는 현우를 그려 냅니다. 따뜻하지만 쓸쓸했고, 슬펐지만 아름다운 오래된 정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며, 긴긴 여운을 남기는 영화입니다.

박하사탕

2000.01.01.| 드라마 | 130분 | 청소년 관람불가 | 감독 이창동

 
 
 

나 다시 돌아갈래!

철로 위에서 절규하는 설경구 씨의 모습이 먼저 떠오르는 영화 '박하사탕'입니다. 2000년에 개봉했던 이 영화는 2018년 재개봉 됩니다. 사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너무 슬퍼 외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처절하게 절규하던 마흔 살의 영호가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너무도 평범하고 순수했던 청년 영호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으로 투입이 됩니다. 영문도 모른 채 광주로 향하던 날, 첫사랑 순임이 보내준 박하사탕이 바닥에 떨어져 군화발에 와그작- 짓이겨지고 말죠. 그렇게 순수했던 청년은 형사가 되어 비윤리적인 인물로 망가지고 맙니다.

이번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를 찾다가 다시 본 박하사탕은 그때 보았던 느낌과는 또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같은 작품을 처음 볼 때와 두 번 볼 때, 볼 때마다 느껴지는 바가 참 다르니 신기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와- 설경구, 문소리 참 젊다'였습니다.

아마 영화 박하사탕을 본 분들이라면 이 장면을 쉬이 잊지 못할 겁니다. 자신도 모르게 악랄하게 변해버린 모습에 다시 순수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변하게 한 걸까요?

26년 _ 강풀 원작 웹툰 '26년'

2012.11.29.| 액션 | 135분 | 15세 관람가 | 감독 조근현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영화는 강풀 작가의 원작 웹툰을 영화화한 '26'입니다. 5.18 민주화운동 26년 후를 다룬 영화로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2세의 모습을 담은 영화인데요.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고통스럽게 했는가?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시간이 약이라고 하는데, 과연 그들에게도 흘러간 시간이 약이었을까요?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아버지를 잃고 겁에 질린 어머니를 보며 자란 아이. 피해자들은 고통 속에 사는데, 가해자는 아무렇지 않게 TV에 나와 떳떳하게 살아가는 것을 보아야 하는 그들의 심정이 어떨지 쉬이 짐작할 수 없습니다. 26년 전 5.18 민주화운동으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 2세라 공통점으로 복수를 위해 모이게 됩니다.

무언가 통쾌한 사이다를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픔을 간직한 채 복수를 꿈꾸는 그들 역시 행복하지 않다는 걸 영화를 보는 내내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그들의 심정 또한 고스란히 전해져 두 주먹을 불끈 쥐게 되는데요. 5.18 민주화운동을 이야기할 때 당시 상황과 희생자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뤘는데요. 그들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 '26'은 또 다른 아픔으로 느껴집니다.

오늘은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6편을 소개해드렸는데요. 너무나 아픈 이야기라 어쩌면 외면하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시 희생자들의 가족들은 그 아픔이 현재 진행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아픈 근대사를 다룬 영화를 보며,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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