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들 3기] 광주 518여행 민주화운동기록관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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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5.18 민주화운동기록관
글 | 사진 세상탐닉
우리네 오월에는 목련꽃 보다 더 하얗고 순결한 영혼,
영혼들이 꽃잎처럼 아프게 떨어진 것을...
- <목련이 진들> 노랫말 중에서 -
어느덧 봄이 무르익은 계절 4월입니다.
바로 어제는 학생과 시민이 중심이 되어 반독재에 맞서 민주주의 운동을 일으켰던, 4.19혁명 기념일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 앞으로 성큼 다가온 5.18 민중항쟁.
오늘은 광주 518여행 추천으로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기록물을 만날 수 있는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을 소개할까 합니다.
지하철 금남로 4가역 4번 출구로 나오면 우뚝 솟은 조형물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어느새 연둣빛 잎이 무성해진 금남로 일대 가로수가 청량감을 선사하는데요.
뜻깊은 곳을 방문한다는 생각에 설렘보다는 묵직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은 5.18민중항쟁 사적 4호로 관련 내용물이 적인 조형물과 사적비가 입구에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또한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기록물은 '인권기록유산'이라고 해서 2011년 5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있는데요. 5.18민주화운동의 전개와 진압 그리고 이후의 진상 규명과 보상 절차 등의 과정을 담은 4,271권 85만 8904페이지, 흑백필름 2,017컷과 사진, 1,733장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입니다.
기록관 1층에는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자를 위한 오월길 방문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방문자센터에 방문하면 <5.18 열흘간의 항쟁> 책자와 기념 스티커를 증정해 광주 518여행을 계획한다면 꼭 방문해 보길 추천합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총탄이 관통했던
광주은행 옛 본점의 유리창
기록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구멍이 뚫린 유리창 하나가 눈길을 끕니다.
이 전시물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총탄이 관통했던 광주은행 옛 본점의 유리창으로, 당시 광주은행은 총탄이 관통된 유리창을 원형 그대로 사용하다가 1997년 11월 광주광역시에 기증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이 유리창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당시 처절했던 역사의 현장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해설사 선생님과 본격적인 기록관 투어에 나섰는데요. 1층 전시관에 들어서자마자 희생자들의 이력이 담긴 영상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살아있었다면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 혹은 아내이자 어머니였을 그들의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짐을 느꼈습니다.
1층 전시관은 시간대 순서대로 발생한 5.18민중항쟁을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의 친구, 형제가 여기 죽어있습니다.
5월 20일 밤, 공수부대가 광주시민들을 무참하게 학살했지만, TV와 라디오 그 어디에서도 무고한 시민들의 사망 소식은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은 처참한 시신을 손수레에 실어 태극기로 덮고 금남로로 향했고,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금남로로 모여들었습니다.
생생한 현장의 사진, 그래서 더 가슴이 아프고 당시 사람들이 느꼈을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투사회보
모든 언론의 보도를 검열하고 통제했던 신군부는 급기야 광주와 전남지역 신문 발행을 중단시켰습니다. 진실 앞에 침묵하는 언론, 이에 맞서 나선 것은 다름 아닌 시민들이었습니다.
들불야학 교사와 학생, 청년노동자들은 유리창을 담요로 막아 불빛이 새나가지 않게 하고, 밤을 새워가며 철필로 쓴 원고를 등사기로 수천 장씩 찍은 투사회보를 제작했습니다. 그때의 모습을 재연한 조형물이 당시 생생함을 전합니다.
치열하고 고단했던 항쟁기간 동안 광주의 어머니들은 골목길에 모여 솥단지를 걸고 불을 지펴 정성스레 지은 밥으로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군에게 건네주었습니다. 그때 주먹밥을 담은 양은함지박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계엄군의 무차별한 총격에 벗겨진 신발이 널브러진 처참한 당시 금남로 도로가 재연되어 있습니다. 짝 잃은 신발과 피로 물든 옷가지들, 그 옆에 나뒹구는 발포된 총탄이 절규가 되어 귓가에 울리는 듯합니다.
잊고 싶지만 진실을 마주하기 위해 기록해야 했던 아픔이 곳곳에 묻어납니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마땅히 누려야 할 자유를 당당히 요구하는 것이 이토록 잘못된 일인가, 따져 묻고 싶더군요.
계단을 따라 올라간 2층 전시실에는 대한민국의 민중항쟁의 역사와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향한 현재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당시 광주동산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김현경의 일기장
아이가 느낀 518민중항쟁이 기록된 일기장이 기록물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김현경씨는 당시 공수부대의 잔인한 만행을 취재한 동아일보 김영택 기자의 딸로 아빠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일기장에 남긴 거라고 하는데요. 아이의 느낀 공포가 또박또박 쓴 글씨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첫 희생자 김경철 씨는 청각장애인이다
당시 계엄군의 잔혹함은 첫 희생자 김경철 씨의 사인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글로 적힌 내용만으로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참혹함이 느껴지는데요.
김경철 씨는 청각장애인이었습니다. 친구들을 배웅하고 돌아가는 길에 이유도 모른 채 계엄군의 손에 의해 희생된 희생자입니다.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폭도들의 난동을 진압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군이 개입했다'인가요?
피우지 못한 꿈들, 청소년 사망자
뿐만 아니라 공수부대의 만행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항쟁기간 동안 사망한 사람들에 대한 검시조서상의 사망자 165명 중 20세 미만 학생은 41명, 이 중에서도 18세 미만이 30명으로 73.1%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청소년 희생자들은 항쟁에 나섰기 때문에 목숨은 잃은 것일까요? 아닙니다. 당시 중학교 1학년 14세였던 방광범은 친구들과 저수지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 철수 중이던 공수대원들에 의해 머리에 총탄을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10살의 전재수 어린이는 마을 뒷동산에서 놀다가 진제마을로 진입하던 공수부대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남여상 3학년 당시 18세였던 박금희 학생은 부상자들을 돕기 위해 헌혈에 동참하고 병원에 나오다가 헬리콥터 사격을 받고 사망했습니다. 최연소 희생자는 두 살배기였다고 하니 무엇을 더 말할 수 있을까요.
언젠가 기사를 통해 518 민중항쟁에 투입되었던 계엄군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는 걸 본 적이 있는데요. 네, 시달리세요. 죄 없는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총구를 향해 놓고 아무렇지 않기를 바랐습니까? 함부로 고통스럽다 말하지 마세요. 당신들의 손에 무참히 스러져간 희생자들의 가족들은 평생을 고통 속에 살고 있으니까요.
작전명 '화려한 휴가'
5월 18일은 따뜻한 봄날의 일요일이었지만, 광주는 '피의 일요일'이 되고 말았다.
너무나 무자비한 만행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만 없어서
너도 나도 총을 들고 나섰던 것입니다.
- 궐기문 중 -
시민군이 총을 들었다는 이유로 폭도로 둔갑된 웃지 못할 이야기. 특수훈련을 받은 정예 공수부대와 시민들을 비교한다는 것조차 어불성설이며, 과연 처음부터 시민군이 총을 들었는가를 하면 그 또한 아니었습니다. 그 사실은 기록관에 전시되어 있는 사진과 기록들만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됩니다.
주소연의 일기장
518 민주화운동기록관 3층은 세계기록유산과 그 외 다양한 기록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기록물은 신문, 자료집, 일기장, 사진 등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어 당시의 진실을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518을 소재로 한 영화와 518의 이야기를 담은 도서 등 마음만 먹으면 우리 주변에서 518민중항쟁을 접할 기회가 많습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을 둘러보면서 언론의 보도는 공정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함께 둘러보면 좋은
광주 518여행 사적지
기록관이 있는 금남로 일대는 518민중항쟁의 살아 있는 사적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주요 사적지를 다 돌아볼 수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전일빌딩 245를 시작으로 바로 맞은편에는 광주 YMCA가 있습니다.
그리고 옛 전남도청이 있는 5.18 민주광장에는 광주시민이 투쟁했던 도청 앞 시계탑과 분수대가 있습니다. 이곳은 현재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 조형물이 세워져 더욱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을 관람하고, 금남로 일대 사적지를 둘러보며 광주 518여행을 즐겨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옛 전남도청 앞에 바로 지하철 출입구와 버스 정류장이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해 즐기는 여행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
궁전제과 본점이 바로 앞
광주에 가면 꼭 가봐야 한다는 궁전제과 본점이 기록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공룡알빵, 부추빵, 롱소세지, 튀김소보루 등 먹어봐야 할 빵의 종류만도 수십 가지. 광주 518 역사 투어와 함께 맛있게 즐겨보세요! : )
518 민주화운동기록관
062-613-8204
매일 09:00 - 18:00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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