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도시에 어디선가 학생들이 운동권 선수들처럼 소리를 지르는 곳이 있어서 방문을 해봅니다. 저기는 뭐 하는 곳이지? 이곳저곳에서 전두환은 물러가라는 말들을 무한 반복합니다. 궁금해서 저도 학생들이 모여 있는 장소로 이동해 봅니다. "518민주화운동 꿈꾸는 북극곰"이라는 주제로 전씨잡이굿을 하고 있었습니다. 얼핏 보면 고기 잡기 전 탈출을 하는 것 같은데 그게 아닌, 전두환을 잡는 굿을 하는 것입니다. 

청소년이 함께 만드는 오월이야기

오월 탈놀이극

청소년들은 전두환을 어떻게 알고 있을까요? 역사 책을 보고 그들이 광주 시민들에게 어떤 행동을 했는지 배웠을까요? 역사를 잊지 않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518관련 탈놀이극을 만들었다는 부분에서 대견스럽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청소년들이 만드는 공연이었기에 전문가처럼 연극에 빠져드는 감동은 없었지만 학생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518의 이색적인 표현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월이면 생각나는 주먹밥 대신에 떡을 나눠주셨어요^^ 배고팠는데, 정말 감사하더군요

아리따운 여학생이 전씨잡이굿을 시작하기 전에 30분 동안 진행되는 오월탈놀이극에 대한 설명을 해줍니다. 교복을 입고 나온 모습은 518 학생들을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진압봉으로 때려잡았던 전두환 군정부를 비난하는 의미에서 그런것일수도 있습니다.

학생들은 등 뒤에 각자가 해야 하는 역할을 배정받았습니다. 오월이 아닌 6월에 진행되는 청소년들의 오월이야기 지만,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기성세대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청소년들의 5월 교육은 현장체험과 예술로 역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518을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518 역사적인 의미와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희생한 안타까움 등을 탈출극에 잘 녹여서 표현을 해주었습니다.

이번 공연의 주최는 광주전남녹색소비자연대, 기획에는 예놀든 바람새, 한사랑예술단, 풍물놀이하늘땅이 함께 진행을 해주었습니다. 후원은 광주광역시와 518민중항쟁사위원외, 전남 무형문화재 제17호 우도농약 등이 함께해 주었어요. 학생들만 공연을 하기에는 너무 전문적이지 않았기에 우도농약이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주는 것 같았습니다,. 

나팔 소리와 함께 공연은 시작합니다. 학생들은 전두환은 물러가라~가 포함되는 노래를 부르면서 마을을 돌아다닙니다. 노래가 낯설지가 않고 친숙했던 이유는 거리에서 518관련 영화, 드라마를 보면 한두 번씩 나왔었던 내용들이기 때문입니다. 추억이 가장 많이 떠오르는 시기는 어릴 적 보았던 만화를 다시 볼 때아닐까요? 아마도 518을 직접 경험하신 분들은 "전두환은 물러가라"를 목이 터져라 부르는 노래가 추억여행의 시작을 알려주는 것일 겁니다.

전두환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자신 만만했는데, 결국 시민들에게 잡혀서 잘못을 인정하고 혼나게 됩니다.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되어야 하는 공연이었기에 이야기 전개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었지만, 전두환이 광주시민들에게 했던 잘못을 표현하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광주 시민들 앞에서 전두환은 잘못을 반성하고 등에 북을 올리게 됩니다. 

전씨를 끌고 다니면서 여러 사람들이 돌아가며 북을 때립니다. 이와 같은 행위는 그가 잘못했던 내용들을 혼내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들이 해주는 공연은 여기까지입니다. 어린 친구들의 공연이었지만 공연시간 1시간 전부터 나와서 리허설을 하는 모습은 프로 연기자들과 다른 것 없었습니다. 아직은 어설프지만 모든 것들이 처음 하는 것이고 518을 알아간다는 의미가 중요하기에 이 또한 작품의 하나로 여겨지더군요.

광주 시민들은 손뼉을 쳐서 학생들의 노력에 수고했다는 표현을 해줍니다. 어떤 분들은 영상 녹화로 담아 가시기도 하더군요. 학생들 공연이 끝나고 본격적인 굿놀이가 시작됩니다. 큰 깃발을 들고 나오는 분은 오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형 깃발은 평소에 볼 수 없기 때문에 장식으로 세워두는 것 같은 생각을 했었지만 저것 또한 공연의 일부분으로 대형 깃발 연기도 펼쳐딥니다.

서로가 신명 나게 장단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전통놀이는 이어집니다. 외국인들은 전씨는 모르지만 대한민국 전통 마당놀이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발걸음 멈춰 바라봅니다. 우리만 가지고 있는 우리의 탈출극은 언제 봐도 멋스럽고 신명 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외국인들은 능숙한 한국말로 현재 진행되는 탈출극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봅니다. 문화와 언어는 다르지만 공연을 통해 담아 가는 역사적인 의미는 모두가 같았을 겁니다.

와우! 저렇게 큰 깃발을 흔들어 주는 모습! 너무 멋지지 않나요? 하이라이트로 대형 깃발 공연을 마지막으로 모든 공연은 마무리되었습니다. 518은 떠나가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우리들은 과거를 보고 배우면서 두 번 다시는 반복되는 역사가 되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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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탈놀이극

청소년이 함께 만드는 오월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