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40주년 5.18 맞이 민주열사 오월길 따라 걷기

페이지 정보

등록일
2020-07-13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882

본문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450_4424.jpg


벌써 5월이 되어 40주년 5.18 기념일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아쉽게도 서울과 광주에서 기획 중이었던 관련 행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줄줄이 취소되고 있어요. 비록 많은 사람들이 모여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기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개인으로 광주를 방문해 오월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달 말 즈음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SNS 시민홍보단으로 활동 중인 멤버들과 함께 <민주열사 오월길>을 따라 이동해봤어요.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476_621.jpg
 

처음 시작은 금남로 거리에 있는 5.18 민주화운동기록관 앞이었습니다. 이 날의 코스는 광주도시여행청 사이트 내 도심관광트레일 코스를 참고하여 이동했습니다. 총 다섯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고, 예약을 진행한 후 전문 해설사분과 함께 거리를 걸으며 여행할 수 있는 알찬 관광상품이랍니다.

코스1. (문학) 김현승 플라타너스길

코스2. (그림) 광주 예술가 유람길

코스3. (음악) 정율성 음악산책길

코스4. (대중문화) 광주 K-POP아이돌골목길

코스5. (인권) 민주열사 오월길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501_6181.jpg
 

저는 코스는 다섯 번째 민주열사 오월길을 따라 이동했습니다. 아쉽게도 이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지금은 예약 접수를 하지 않고 있지만 홈페이지에 상세 코스 및 설명이 기재되어 있으니 참고하여 걸어도 무리는 없겠더라고요. 광주를 방문하는 것이 어려운 분들은 본 포스팅으로 저와 함께 5.18민중항쟁 사적지를 찾아가는 여정에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521_4014.jpg
 

금남로 일대와 아시아문화전당 주변을 걷게 되는 본 코스는 약 1시간 30분~2시간가량 소요됩니다. 민주열사 오월길에 포함된 사적지 대부분은 금남로 거리와 아시아문화전당 부근에 위치해있어 약 1.5km 정도의 걷기 수월한 거리였어요.

구카톨릭센터(5.18민주화운동기록관) > 윤상원 열사 기념사업회 > 홍남순변호사집 > 광주MBC옛터 > 녹두서점 > YWCA 옛터 > 광주YMCA > 전일빌딩 > 5.18시계탑 > 상무관 > 5.18광장 > 구도청별관 순 이동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537_294.jpg
 

아쉽게도 첫 스타트를 끊었던 5.18민주화운동기록관과 전일빌딩 등 많은 곳들이 휴관인 상태라 입장은 하지 못했지만 건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날의 아픔이 생생히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전일빌딩은 건물 외벽에 헬기 사격으로 인한 자국이 남아 있어 충격을 더했죠.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551_1409.jpg
 

눈에 잘 띄도록 색을 더해 표시한 부분이 바로 그것인데요. 전일빌딩245라는 건물명에 왜 245라는 숫자가 붙었을까 싶었는데 건물 도로명 주소가 광주 금남로 245이고 10층과 외벽에는 5.18 당시 헬기 사격에 의해 남겨진 총탄 자국의 개수가 무려 245개라서 새로 더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 총탄 자국은 이후 리모델링 공사 과정에서 추가로 더 발견되었다고 해요.)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573_1042.jpg
 

현재 리모델링을 마치고 복합문화시설로 새롭게 개관할 예정이지만 이 총탄 흔적은 그대로 보전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추후 정식 오픈을 하게 되면 내부에도 꼭 들어가 보고 싶어요.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586_5771.jpg
 

전일빌딩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있는 민주의 종각 방향으로 걸으면 5.18광장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곳에 5.18시계탑, 상무관 그리고 구도청별관 등 많은 사적지들이 모여있어요.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610_416.jpg


그리고 우연히 방탄소년단 지민이의 탄생화 조팝나무를 발견해서 반가운 마음에 사진으로 담아왔네요. '노련하다, 헛수고, 하찮은 일, 단정한 사랑, 노력'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작은 꽃들이 한데 모여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그 당시 광주의 시민군들의 모습과 같다고도 느껴졌어요.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662_6146.jpg
 

40주년 5.18을 맞아 광주를 찾았다면 1순위로 옛 전남도청과 5.18민주광장을 들러보셨으면 해요. “가자, 도청으로!” 최후의 결사 항전지로 당시 항쟁 본부가 있었고 많은 시민군이 산화한 곳입니다. 또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며 시국선언문을 발표해 군사 통치 종식과 민주화를 촉구했던 장소이기도 하죠.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788_3892.jpg
 

지금은 무척이나 평화롭게 느껴지는 이 장소의 과거 사건들은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사진과 설명들로 참고할 수 있었습니다.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800_8455.jpg
 

광장에서 멀리 바라만 보지 말고 건물 안쪽까지 깊이 들어와 보세요. 한국인 건축가가 일제시대 때 설계한 건물들이 여럿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근대 건축사에서 인정받을 만큼 특징이 있습니다.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830_0115.jpg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829_9173.jpg
 

옛 전라남도청 회의실(민원실)은 광주광역시 유형문화재 제6호로 1932년 건립되었어요. 안에 들어가 볼 수는 없었지만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남달랐습니다. 다음번에는 꼭 도심관광트레일을 예약해서 재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분명 인터넷으로는 나오지 않은 더 생생한 뒷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드네요.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847_236.jpg
 

구 도청 별관에서 바라본 전일빌딩의 모습. 1960~80년대 지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어서 상징성이 컸다고 합니다.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861_3076.jpg
 

구 도청 밖으로 나오면 마주하는 자리에 상무관이 있습니다. 본래 광주청년단의 사무실이 있었던 곳이었지만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희생자들의 주검을 임시적으로 안치했던 곳으로 활용된 아픔이 있습니다. 집단 발포와 무자비한 진압에 많은 시민들이 희생되고, 시신이 거리에 많아지자 이곳으로 옮겨오게 된 것 같아요.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875_5707.jpg
 

그 당시 찍힌 사진들을 보면 가족이나 친구를 찾기 위해 시신 사이를 헤매는 모습도 적지 않은데, 상무관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비극적이고 끔찍한 사건을 그 당시에는 언론통제와 조작으로 광주 외 지역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았다고 하니 말문이 막히는 듯합니다. 아직까지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겠죠.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890_2364.jpg
 

그 당시 거리로 나왔던, 희생된 수많은 분들 덕분에 지금의 평화로운 나날을 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909_9034.jpg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민주평화교류원, 아시아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 등 다양한 체험 전시장이 모여있는 문화시설입니다. 구 전남도청 건물을 보존한다는 취지도 담긴 문화체육관광부 직속 기관이라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전혀 이질감 없이 잘 어우러지는 모습입니다.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923_0325.jpg
 

지금은 도로가 생겼지만 그 당시에는 온전히 넓은 광장이었다고 하네요. 주요 사적지임을 안내하는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941_043.jpg
 

다시 금남로 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광주YMCA 앞으로 이동했습니다. 이곳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항쟁지도부가 자주 옥내집회를 열었던 곳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60년대 이후 군사정권에 저항하는 반독재, 반유신운동의 거점이라고 표현하고 있네요.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964_1331.jpg
 

건물 외벽에 관련 설명을 담은 동판이 있습니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사적지 내용이 적혀 있기 때문에 지나가게 된다면 한 번 찾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982_941.jpg
 

이곳은 광주MBC 옛터입니다. 그 당시 언론통제가 심해 계엄군의 과잉진압 행위와 시민들의 항쟁 열기 등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자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고, 그 과정에서 그 당시 광주문화방송(MBC)와 KBS 광주방송국 건물 등이 불에 탔습니다. 현재는 해당 자리에 경찰 공무원 입시학원이 들어서 있더라고요.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3997_6356.jpg
 

그 당시 있던 건물은 사라졌지만 바로 앞에 광주 MBC 옛터를 알리는 비석은 남았습니다.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4014_805.jpg
 

비석을 자세히 보면 큐알코드가 있으니 모바일로 찍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보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4031_3492.jpg
 

날씨가 좋아 40주년 5.18 맞이 민주열사 오월길 코스를 걷는 것이 수월했습니다. 내가 맞는 길로 잘 가고 있나 헷갈릴 틈도 없이 착착 이동할 수 있었죠. 길 목마다 오월길 표시가 설치되어 있기도 하고 금남로 거리 대부분은 걷다가 계속 사적지를 발견할 정도로 모여있습니다.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4044_0472.jpg
 

이곳은 녹두서점 옛터로 장동 로터리 부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과거 유신 체제 말기 암울했던 시대에 청년, 학생들이 모여 열띤 시국 토론을 벌이던 사랑방 같은 장소였다고 하네요. 항쟁 기간 중 이곳을 중심으로 강학들과 노동자들도 정보를 수집하고 서로 연락을 취하면서 '투사회보'라는 것도 제작하여 시내에 살포하는 등 중요한 장소 중 한 곳이라 생각됩니다.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4056_0164.jpg
 

현재 그 장소에는 일반 상가가 들어서 있으나 사적지임을 알리는 팻말과 비석은 남아 있어요.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노력들을 확인하며 민주열사 오월길 투어를 마무리했습니다.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4071_4935.jpg
 

이번 여행의 마무리는 금남로거리 중앙로에 위치한 청원모밀이라는 음식점에서 식사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광주에서 역사가 있는 맛집을 검색하다가 1960년 창업하여 지금은 여러 지점을 낸 곳이 있다고 해서 와봤죠. 무려 미슐랭가이드에도 소개된 곳이기도 하다고 하네요.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4090_4541.jpg
 

날이 조금씩 더워지고 있던 차여서 시원한 모밀국수가 당기기도 했습니다. 가격도 6,000부터 7,000원 사이로 부담스럽지 않아 좋았어요.




253f7a98b2f6bbb3897fa8e2aeb089a7_1594604110_6663.jpg
 

저는 추천 메뉴 중 하나인 마른모밀을 주문해봤는데 일반적인 판모밀의 모습과 같았습니다. 살얼음이 떠있는 찬육수와 뜨끈하게 속을 달랠 수 있는 온육수 두 가지가 나와서 좋았어요. 이곳 모밀의 특징은 면발이 쫄깃한 것과 육수가 매우 진하다는 것입니다. 미슐랭에 소개될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꽤 맛있게 먹었기에 개인적으로는 만족했어요. 광주 여행 시 이렇게 맛집을 찾아 들리는 것도 하나의 묘미 같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